[기고문] 세라믹 3D 프린팅, 방산 내재화의 퍼즐을 맞추다

사진 = 서울지앤컴퍼니 대표이사 허제
우리는 지금, 무기체계의 ‘하드웨어적 진화’ 그 다음 단계를 맞이하고 있다.
단순한 고성능 무장 경쟁이 아니라, 그것을 지탱하는 ‘소재’와 ‘공정’의 혁신이 방위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공급망 리스크, 정밀화된 무기체계, 전장 환경의 극한화가 맞물리면서, 방산 부품 내재화의 필요성이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이 전환점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세라믹 3D 프린팅이다.
세라믹은 항공·반도체·치의학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소재지만, 방위산업에서는 이제 막 응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세라믹은 고온, 고압, 마모, 전기적 절연, 전파차폐 등의 특성이 우수해, 극한 환경이 일상인 국방 장비와 특히 궁합이 잘 맞는다.
문제는 이처럼 복합적 특성이 요구되는 고부가 세라믹 부품의 경우, 대량 생산보다는 소량 고정밀 맞춤형 생산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전통 가공방식으로는 리드타임이 길고, 가격 또한 높은 편이다. 그리고 국산화율 역시 높지 않다.
3D 프린팅은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DLP 기반의 세라믹 3D 프린팅은 수십 마이크론 단위의 해상도를 구현하며, 복잡한 형상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빠르게 출력할 수 있다. 소결과 연마 공정을 거치면 구조적 강도와 치수 정밀도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된다. 이처럼 설계 자유도와 생산 유연성, 그리고 품질 일관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공정은 방산에서 유례없이 가치가 높다. 즉, 세라믹 3D 프린팅은 정밀하지만 비효율적이었던 세라믹 부품 생산을 디지털 기반의 유연 제조로 바꾸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 방산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개발 및 생산 속도를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시험적 무기체계 개발, 전력화 이전 시제품 제작, 정비용 부품 복원 등에서 세라믹 3D 프린팅은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둘째, 극소량 맞춤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금형 기반 대량 제조와는 완전히 다른 생산 체계를 제시한다. 이는 부품의 ‘주기적 수요’보다는 ‘돌발 수요’가 많은 방산 현장에서 특히 중요한 장점이다.
셋째, 부품 국산화가 어려웠던 고내열·절연 부품군에 대해 기술적 자립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소재 자립과 공급망 안정화라는 국가적 과제와도 깊이 연결된다.
적용 사례는 다양하다. 예컨대 고온의 추진기관 내부에 장착되는 센서 하우징, 레이더 시스템 내부의 절연 커버, 전자기파를 차폐하는 통신 장비 부품, 그리고 조종석 주변의 정밀 커넥터나 보호 구조물까지. 모두 복잡한 형상과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며, 일부는 한두 개 단위로만 필요한 비표준 부품들이다. 기존 가공 방식으로는 단가와 납기에서 어려움이 컸던 이러한 파츠들이, 이제는 디지털 설계와 프린팅을 통해 제작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첫째는 세라믹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실증 기회를 방산 현장에서 확대하는 것이다. 연구기관, 방산기업, 스타트업이 함께 테스트와 평가 데이터를 축적하고, 실전 적용을 위한 인증 체계를 함께 마련해 나가야 한다.
둘째는 소량 정밀 부품에 대한 조달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단가와 수량 기준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조달 방식은 고기능 세라믹 부품의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혁신제품 제도나 맞춤형 직구매 채널 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조기에 실전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방산이 민간의 소재·공정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개방형 협력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세라믹 3D 프린팅은 방산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타 산업에서 축적된 민간 기술을 국방으로 확장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한때는 상상 속에 있던 기능들이 이제는 소재와 공정을 통해 구현되는 시대다. 방산 역시 예외가 아니다. 기술은 작지만, 그 효과는 크다. 세라믹 3D 프린팅은 방산 내재화의 퍼즐을 맞추는 마지막 조각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이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출처 : 데일리방산(https://www.dailydefens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4)
[기고문] 세라믹 3D 프린팅, 방산 내재화의 퍼즐을 맞추다
사진 = 서울지앤컴퍼니 대표이사 허제
우리는 지금, 무기체계의 ‘하드웨어적 진화’ 그 다음 단계를 맞이하고 있다.
단순한 고성능 무장 경쟁이 아니라, 그것을 지탱하는 ‘소재’와 ‘공정’의 혁신이 방위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공급망 리스크, 정밀화된 무기체계, 전장 환경의 극한화가 맞물리면서, 방산 부품 내재화의 필요성이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이 전환점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세라믹 3D 프린팅이다.
세라믹은 항공·반도체·치의학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소재지만, 방위산업에서는 이제 막 응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세라믹은 고온, 고압, 마모, 전기적 절연, 전파차폐 등의 특성이 우수해, 극한 환경이 일상인 국방 장비와 특히 궁합이 잘 맞는다.
문제는 이처럼 복합적 특성이 요구되는 고부가 세라믹 부품의 경우, 대량 생산보다는 소량 고정밀 맞춤형 생산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전통 가공방식으로는 리드타임이 길고, 가격 또한 높은 편이다. 그리고 국산화율 역시 높지 않다.
3D 프린팅은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DLP 기반의 세라믹 3D 프린팅은 수십 마이크론 단위의 해상도를 구현하며, 복잡한 형상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빠르게 출력할 수 있다. 소결과 연마 공정을 거치면 구조적 강도와 치수 정밀도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된다. 이처럼 설계 자유도와 생산 유연성, 그리고 품질 일관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공정은 방산에서 유례없이 가치가 높다. 즉, 세라믹 3D 프린팅은 정밀하지만 비효율적이었던 세라믹 부품 생산을 디지털 기반의 유연 제조로 바꾸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 방산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개발 및 생산 속도를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시험적 무기체계 개발, 전력화 이전 시제품 제작, 정비용 부품 복원 등에서 세라믹 3D 프린팅은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둘째, 극소량 맞춤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금형 기반 대량 제조와는 완전히 다른 생산 체계를 제시한다. 이는 부품의 ‘주기적 수요’보다는 ‘돌발 수요’가 많은 방산 현장에서 특히 중요한 장점이다.
셋째, 부품 국산화가 어려웠던 고내열·절연 부품군에 대해 기술적 자립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소재 자립과 공급망 안정화라는 국가적 과제와도 깊이 연결된다.
적용 사례는 다양하다. 예컨대 고온의 추진기관 내부에 장착되는 센서 하우징, 레이더 시스템 내부의 절연 커버, 전자기파를 차폐하는 통신 장비 부품, 그리고 조종석 주변의 정밀 커넥터나 보호 구조물까지. 모두 복잡한 형상과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며, 일부는 한두 개 단위로만 필요한 비표준 부품들이다. 기존 가공 방식으로는 단가와 납기에서 어려움이 컸던 이러한 파츠들이, 이제는 디지털 설계와 프린팅을 통해 제작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첫째는 세라믹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실증 기회를 방산 현장에서 확대하는 것이다. 연구기관, 방산기업, 스타트업이 함께 테스트와 평가 데이터를 축적하고, 실전 적용을 위한 인증 체계를 함께 마련해 나가야 한다.
둘째는 소량 정밀 부품에 대한 조달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단가와 수량 기준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조달 방식은 고기능 세라믹 부품의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혁신제품 제도나 맞춤형 직구매 채널 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조기에 실전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방산이 민간의 소재·공정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개방형 협력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세라믹 3D 프린팅은 방산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타 산업에서 축적된 민간 기술을 국방으로 확장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한때는 상상 속에 있던 기능들이 이제는 소재와 공정을 통해 구현되는 시대다. 방산 역시 예외가 아니다. 기술은 작지만, 그 효과는 크다. 세라믹 3D 프린팅은 방산 내재화의 퍼즐을 맞추는 마지막 조각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이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출처 : 데일리방산(https://www.dailydefens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4)